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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 프로그래밍/클라우드 & DB

[해결] 인터넷이 멈췄던 6시간: 클라우드 플레어 11/18 사태의 전말과 교훈 (해킹 아니었다)

by 노마드데이터랩 2025. 11. 22.

"ChatGPT도, 디스코드도, 트위터도 안 열렸던 그날."
지난 18일, 전 세계를 패닉에 빠뜨린 클라우드 플레어 장애는 다행히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고, 우리는 무엇을 배웠을까요? 엔지니어 관점에서 사건을 복기합니다.

안녕하세요, 노마드랩(Nomad Lab)입니다.

혹시 며칠 전(11월 18일), 업무 중에 갑자기 노션이 안 열리거나 챗GPT가 응답을 멈춰 당황하지 않으셨나요? 저도 한창 코딩 중이었는데 갑자기 모든 사이트에서 '502 Bad Gateway'가 뜨길래 와이파이 공유기가 고장 난 줄 알고 재부팅만 세 번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0%를 책임지는 클라우드 플레어(Cloudflare)가 휘청거린 탓이었죠.

다행히 현재(11월 22일) 시점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Operational)되었습니다. 오늘은 단순한 '장애 소식'이 아니라, 이번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기술적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길 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는 '사후 분석(Post-Mortem)'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1. 타임라인: 그날 인터넷은 왜 멈췄나?

클라우드 플레어 공식 블로그와 다운디텍터(Downdetector)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습니다. (시간은 UTC 기준)

  • 11월 18일 11:20 UTC: 장애 발생 시작. 전 세계 사용자들이 "인터넷이 안 된다"며 SNS에 제보 폭주. 클라우드 플레어 엔지니어 팀 긴급 소집.
  • 12:00 UTC: 장애 범위 확대. 챗GPT, 디스코드, 캔바(Canva), 쇼피파이 등 주요 서비스 접속 불가. '500 에러'와 '502 에러'가 창궐함.
  • 14:30 UTC: 원인 파악 및 1차 수정 완료. 트래픽이 서서히 복구되기 시작함.
  • 17:06 UTC: 완전 해결 (Resolved). 모든 시스템이 정상 가동됨을 확인.

약 6시간 동안 인터넷 세상은 그야말로 '암흑기'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시간 동안 전 세계 업무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 진짜 원인은? (해킹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분이 "중국이나 러시아 해커의 디도스(DDoS) 공격 아니냐?"라고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플레어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원인은 허무하게도 '내부 소프트웨어 버그'였습니다.

🐛 범인은 '봇 관리(Bot Management)' 설정 파일

클라우드 플레어는 악성 봇을 막아주는 보안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건 당일, 엔지니어들이 이 봇 감지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설정 파일(Configuration File) 하나를 배포했습니다.

문제는 이 파일 생성 로직에 '잠재적 버그(Latent Bug)'가 숨어 있었다는 겁니다. 설정 파일의 크기가 예상보다 커지자 시스템이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뻗어버렸습니다(Crash). 보안을 위해 설치한 방패가 너무 무거워서, 방패를 든 병사(서버)가 깔려 죽은 꼴입니다.

3. 현재 상태: "All Systems Operational"

11월 22일 현재, 클라우드 플레어 상태 페이지(Cloudflare Status)는 모든 항목이 초록색(Operational)입니다.

회사 측은 "문제가 된 코드를 롤백(원상복구)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설정 파일 크기 제한 로직을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혹시 모를 잔여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팀이 24시간 모니터링 중이라고 하니 당분간은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 CDN 서비스: 정상
  • DNS (1.1.1.1): 정상
  • WARP (VPN): 정상

4. 우리가 배워야 할 점 (Next Time)

이번 사태는 "인터넷의 중앙화(Centralization)"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클라우드 플레어 하나가 기침을 하면 전 세계 IT 서비스가 독감에 걸립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안 생기면 좋겠지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사용자 긴급 행동 요령

  1. 상태 페이지 먼저 확인하기: '내 인터넷 문제인가?' 고민하지 말고 Cloudflare Status에 접속하세요. 빨간 줄이 그어져 있다면, 그냥 커피 한 잔 드시면서 기다리는 게 답입니다.
  2. 중요 작업은 로컬 저장: 노션이나 피그마 같은 클라우드 툴을 쓸 때는, 대규모 장애 시 데이터 저장이 실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글은 메모장이나 워드에 수시로 백업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3. 개발자라면 '이중화' 고민: 만약 여러분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면, CDN 이중화(Multi-CDN)를 고려해 볼 시점입니다. 비용은 들지만, 이런 대란 때 유일하게 살아남는 사이트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인터넷 역사상 가장 큰 장애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사건은 다행히 빠르게 진압되었습니다. 비록 6시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클라우드 플레어의 내부 검증 시스템은 더 단단해졌을 겁니다.

이제 안심하고 다시 업무와 덕질(?)에 복귀하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인터넷 라이프가 오늘도 쾌적하기를 바랍니다.


(※ 본 포스팅은 2025년 11월 22일 기준으로 작성된 팩트 체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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